표제작인 「해질녘 보랏빛」(1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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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ans339
작성일25-08-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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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해질녘 보랏빛」(1896) 이 5페이지밖에 안되서 놀랐다. (이하 미완성) 으로 끝나는 이 작품이 작가님의 마지막 글이었다고. 그 전 단편들이 모두 "참고 살게요, 죽은 듯이 살게요, 나는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살게요" 라는 태도의 여성들이었다면, 이 작품에서 만큼은 내 마음 속 남편은 따로 있으니까 - 라며 저녁 무렵 거짓말로 둘러대고 밀회 나가는 여성의 작품이어서 아쉬웠다. 그 시절, 모든 게 꽉 막혀 오도가도 못했던 여성들의 삶. 남편의 소유물이자, 말이나 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그냥 닥치고 참는 게 최고의 미덕이었던 여성들의 삶과 많이 달랐던 마지막 작품의 주인공의 끝은 어떠했을까. 아쉽다. 작가님은 결국 어떻게 끝을 내셨을지. 내고 싶으셨을지.#회댱님감사합니다#다음책도어여추천해주시어요2021.04.12회댱님은 궁리 에디션 08,09와 함께 나쓰메 소세키(1867-1916)의 기담집,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은하철도의 밤을 보내주셨다. 치우치지 않게 읽어 보겠습니다아! 왠지 이제 일본의 그 시절 남자 작가들의 작품이 좀 달리 보일 것 같은 마음.의붓자식인 누히가 이런 상황에서 울며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히가 무슨 말이라도 하려 들면 노려보고, 웃으면 화를 내고, 똑똑하게 굴면 교활하다고 비웃고, 조용하고 얌전히 있으면 둔하다고 꾸짓는다. 이제 막 싹을 틔운 떡 잎에 눈과 서리가 내려 이래도 자랄까보냐고 누르는 듯한 모습이니, 이를 견디고 똑바로 자라기란 사람의 힘으로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울고, 울고, 울다 지쳐 억울하고 슬픈 마음을 털어놓고도 싶지만 아버지는 쇳덩이처럼 차가워 미지근한 물 한 잔도 주지 않는 매정한 사람이다. 피를 나눈 아버지가 이러하니 다른 누구에게 하소연을 할 수 있겠는가?183 가는 구름「섣달그믐」(1894), 「키 재기」(1896), 「흐린 강」(1895), 「열사흘밤」(1895), 「가는 구름」(1895), 「해질녘 보랏빛」(1896) 이 실려있고 마지막에는 일기도 수록돼있는데, 생활고가 너모나 선명하게 느껴지는 삶이다.오늘의 히구치 이치요는 세상의 괴로움을 괴로움으로 여기지 않기로 했다... 5월 장마가 지붕을 때리고 작은 집에 비가 새니 눈물에 소매가 젖을 뿐이다" (240)라고 썼다. 글을 쓰는 것으로 가난의 괴로움을 잊겠다 했다. "어차피 나는 여자인 것을. 아무리 생각한 바가 있다 해도 그것을 세상에서 행할 수 없지 않은가."(241) 라는 말에 움찔한다. 그런 시대였던 것이다. 이 책의 모든 단편들을 통해 작가님은 그런 시대에 여자로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을 적고 있는 것이다. 글이 없었더라면 그 답답함을 어찌 해소하셨을까. 이 시리즈 전체가 그런 답답함으로 꽉 차 있을거라 생각하니 독자의 마음도 잠시 꽉 막힌 듯 하나, 지금 내가 딛고 서 있는 세상이 그렇게 만들어진 것임을 생각하면 감사함을 지울 수 없다. 비록 시작은 답답함이었으나 글이라는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는 단편들을 보며 이 글 속에서만큼은,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 부으셨으려나 한다. 특히「흐린 강」 에서는 "직업여성"인 리키, 리키의 단골 겐시치, 겐시치의 부인 하쓰가 속마을을 절규하듯 토로하는데 그 모든 입장에서 쏟아내는 말들에 각각의 한이 담겨있다. 그 어떤 손님과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게 되는 리키, 어떻게 해도 나쁜년이 되는 리키, "계집질"에 빠져 집안은 내팽개쳐 두는 남편 나부랭이에게도 큰 소리 하나 못내는 본처 하쓰, 그리고 상사병이 들었으나 모든 걸 버리고 리키에게 갈 수 없는 겐시치(어떻게든 입장을 이해해보려고 애쓰는 중...).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라고는 유흥업 뿐이라, "직업여성" 이라는 말의 뜻이 딱 하나 뿐이었던 그런 시절에 종종 벌어졌을 흔한 일... 의 장면이 흘러간다. new 고객인 유키가 리키에게 묻는 질문들만 봐도, 남편은 있는가, 부모님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인 것. 딱한 사정이 없다면 이 일을 할 이유가 없는 그런 직업. 평범한 여성이라면 내조와 가사일과 육아가 평생의 임무였던 그 시절을 엿보며 ... 아아 호박 고구마... 심지어 겐시치는 하쓰에게 애 데리고 나가라고 고래고래 소리도 지른다. 은근히 암시하는 결말마저 통속적이라 그냥 그 시절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옮긴 것 같달까. 심지어 현재에도 일어났을 법 하달까.오천원권에 게시다기에, 궁금해서 찾아보고 놀랐다. 궁리 에디션책의 얼굴과 묘하게 인상이 달라서.그때부터는 오로지 어머니의 비위를 맞추고 아버지의 마음에 들고자 내 몸 같은 것은 없는 셈치고,열심히 일을 하자고 마음먹는다. 그렇게 되면 집안에 바람도 일지 않고, 처마 근처 소나무에 학이 찾아와 둥지를 트는 평화가 깃들지 않을까, 누히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낸다.184 가는 구름꽃구경 손님으로 붐비는 봄이 요시와라에 찾아왔다. 죽은 유녀 다마 기쿠를 공양하느라 초롱을 내걸다보니 여름이 지나갔다. 니와카 축제가 열리는 가을에는 요시와라로 이어지는 길에서만 10분 동안 달리는 인력거가 일혼다섯 대에 이르렀다. 축제 후반이 되어 고추잠자리 가어지럽게 날아다니면, 메추라기가 땅에 파놓은 굴에서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가을 바람이 몸에 사무치고, 잡화점에서 팔던 모기향은 손난로에 자리를 내주었다. 밀전병 가게의 가루 빵는 소리도 쓸쓸하게 들리고, 요시와라 명물인 시계탑 종소리도 처량했다. 이즈음에는 일 년 내내 끊기는 법이 없는 닛포리의 화장터 불빛도 저것이 사람 태우는 연기인가 싶어 뭔지 슬퍼 보였다.77 흐린 강#에디션F눈썹과 눈을 조금 달리 하면 이렇게 인상이 바뀝니다, 라고 홍보해도 될 것 같을 정도의 다름이다. 그래도 단호해보이는 입매만큼은 변하지 않았네. 현대에 태어났으면 왠지 문단을 주름잡으며 호령했을 것 같은 언니시다.264쪽 ㅣ351g ㅣ143*211*2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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